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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은 왜 보물을 묻었다고 알려졌을까? 역사와 신화가 만든 이야기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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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과 묻힌 보물"이라는 낭만적 신화는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해적들이 보물을 묻고, 엑스(X)가 표시된 지도를 남긴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해적에 대해 가지는 가장 상징적인 이미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해적들이 실제로 보물을 묻었던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역사적인 사례와 문학, 그리고 대중문화의 결합이 이 낭만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탄생시켰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캡틴 키드(Captain Kidd): 묻힌 보물 신화의 시작
 
"보물을 묻는 해적"이라는 이야기는 17세기 말 캡틴 윌리엄 키드(Captain William Kidd)라는 실존 인물에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키드는 해적이자 사략선장(privateer)으로 활동했으며, 그의 이야기는 이후 해적 신화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캡틴 키드의 이야기

가디너스 섬(Gardiners Island): 키드는 1699년 체포되기 전 뉴욕 근처의 가디너스 섬에 보물을 묻었습니다.

그는 이 보물을 협상 카드로 사용하여 자신의 자유를 얻으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여 1701년 처형되었습니다.

법적 문제: 키드는 프랑스 및 해적 선박을 약탈할 권리를 부여받은 사략면허장(Letter of Marque)를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인도양에서 퀘다 머천트호(Quedagh Merchant)를 약탈했는데, 이는 프랑스 배도, 해적 배도 아니었습니다.

이로 인해 그의 행동은 "합법적 약탈"이 아닌 **"해적 행위"**로 간주되었습니다.

 
키드 보물의 발견

키드가 묻은 보물은 실제로 발견되었으며, 그의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해적과 묻힌 보물"이라는 이야기가 퍼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문학이 만든 해적 신화
 
'보물섬(Treasure Island)'과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1883년에 출간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보물섬(Treasure Island)'은 현대 해적 신화의 중요한 기초가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해적들이 보물을 묻고 지도를 남긴다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켰습니다.  

특히 "엑스(X)가 표시된 지도"라는 개념은 이 책을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에드거 앨런 포의 '황금 벌레(The Gold Bug)'

스티븐슨의 '보물섬'은 에드거 앨런 포의 '황금 벌레(The Gold Bug)'(1843년)에서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암호화된 메시지와 숨겨진 보물을 찾는 과정을 다루며, 보물 지도와 암호의 개념을 대중화했습니다.

 
프랑스 해적 올리비에 르바쇠르(Olivier Levasseur)의 암호

올리비에 르바쇠르는 18세기 프랑스의 해적으로, 처형 당일 자신의 목걸이를 군중에게 던지며 "이 암호를 풀 수 있다면 내 보물을 가져가라"고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그의 보물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암호를 풀려는 시도는 300년간 이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현대에 들어와 과장된 신화일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3. 해적들은 정말 보물을 묻었을까?
 
역사적으로 해적들이 보물을 묻는 일은 극히 드물었으며, 대부분의 경우 보물을 묻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1) 보물은 즉각적으로 사용되었다

해적들에게 "보물"은 금화와 보석뿐만 아니라, 식량, 무기, 옷, 술과 같은 생활 필수품을 포함했습니다.  

약탈한 물건은 항구에서 즉시 판매하거나 선원들에게 나눠졌습니다. 이는 보물을 묻어두는 것보다 훨씬 실용적이었습니다.

  
 
2) 보물을 묻는 것은 위험했다

보물을 묻으려면 안전하고 비밀스러운 장소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해적들은 끊임없이 이동했기 때문에 이러한 장소를 확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또한, 묻어둔 보물을 다시 찾으러 오는 것은 시간과 비용 면에서 큰 도전이었습니다.

 
3) 보물을 묻은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캡틴 키드 외에도 일부 해적들은 보물을 묻거나 숨겼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해적 프랜시스 드레이크(Francis Drake)는 스페인의 은 약탈 후 일부를 묻었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는 대중문화에서 그려지는 "보물을 묻는 해적"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멉니다.

 

 
4. 왜 보물을 묻었다고 믿게 되었을까?
 
1) 역사적 사례와 문학의 결합

캡틴 키드와 같은 실존 인물의 이야기가 문학적으로 과장되면서, 보물을 묻는 해적의 이미지가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보물섬'과 같은 문학 작품은 이러한 이미지를 대중에게 더욱 확고히 심었습니다.

 
2) 실질적 필요

은닉은 단순히 보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거운 화물을 처리하거나 임시로 숨기기 위한 실용적 목적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해적들은 약탈한 물건을 팔기 전에 일부를 안전한 장소에 숨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3) 대중문화의 힘

디즈니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Pirates of the Caribbean)' 시리즈는 해적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보물을 묻는 해적 이미지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5. 보물을 묻는 것은 해적만의 일이 아니었다
 
묻힌 보물은 해적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여러 문화와 집단이 귀중품을 묻었습니다.
 
1) 바이킹

바이킹들은 약탈한 금은보화를 묻어 안전하게 보관했습니다. 이는 은닉의 관행이 해적보다 더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2) 탐험가와 밀수업자

탐험가들은 식량, 탄약, 무기 등을 묻어두어 귀환 시 사용할 물자를 확보했습니다.  

밀수업자들은 세관을 피하기 위해 물건을 은닉했습니다.

 
3) 현대의 발견

오늘날 금속 탐지기로 발견되는 많은 보물들은 과거 사람들이 묻어두고 찾지 못한 것들입니다. 이는 보물을 묻는 관행이 보편적이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결론: 신화와 현실의 경계
 
"해적과 묻힌 보물"이라는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상상력이 결합된 결과물입니다.

실제로 해적들이 보물을 묻는 일은 드물었지만, 캡틴 키드와 같은 실존 인물의 사례가 문학과 대중문화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이 신화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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