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대문호가 돌아와 책을 끝낸 미스터리한 사건 The Mystery of Edwin Drood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추앙받던 사람이 마지막 걸작의 결말을 완성하지 못한 채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상식적으로는 미완성 교향곡처럼 영원히 베일에 싸인 채 남겨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여기 믿기 힘든 반전이 하나 있습니다.
때는 1870년 6월 영국 켄트(Kent)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당시 최고의 인기 작가였던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는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The Mystery of Edwin Drood)'이라는 스릴러 소설을 연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미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나 크리스마스 캐럴(A Christmas Carol) 같은 명작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15번째 소설이자 생애 첫 추리물인 이 작품의 결말을 앞두고 디킨스는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숨을 거두게 됩니다.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기도 전에 작가가 진실을 무덤까지 가져가 버린 셈입니다.
디킨스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뒤 바다 건너 미국 버몬트(Vermont)주 브래틀보로(Brattleboro)에는 한 인쇄공이 살고 있었는데요.
서른 살 청년인 T.P. 제임스(T.P. James)는 하숙집 주인의 권유로 영적 교류를 시도하는 강령회에 참석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그는 영혼이 사람의 손을 빌려 글을 쓰는 '자동 기술(Automatic Writing)'이라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하는데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펜이 스스로 움직이며 전혀 모르는 낯선 이들의 개인적인 정보를 종이에 적어 내려간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졌고 다음 주에도 그를 다시 초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타난 영혼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며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는데요.
그는 바로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였습니다.
놀라운 점은 T.P. 제임스가 정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문학적인 소양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디킨스의 영혼은 그에게 아주 특별한 부탁을 하나 건네게 되는데요.
자신의 미완성 유작인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을 대신 완성해 달라는 명령이었습니다.
이 모든 작업은 반드시 크리스마스 이브 밤에 시작되어야 한다는 기묘한 조건까지 붙었거든요.
제임스는 어두운 방 안에서 디킨스의 영혼과 소통하며 원고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펜을 쥐었을 때 얼음처럼 차가운 손길이 자신의 손을 감싸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
작업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아서 방 밖에서는 두 남자가 격렬하게 논쟁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는데요.
디킨스의 영혼이 제임스의 창작적인 의견이 마음에 들지 않아 화를 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결국 1873년 10월 제임스는 1,2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게 됩니다.
출판업자는 이 엄청난 화젯거리를 놓치지 않고 두 사람의 이름을 나란히 올린 가죽 양장본을 출판했는데요.
미국에서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영국인들은 이 황당한 이야기를 쉽게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제임스를 사기꾼이라 비난하며 수준 낮은 글이라고 깎아내리기 바빴거든요.
하지만 이때 아주 의외의 인물이 제임스의 구원투수로 등장하게 됩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셜록 홈즈(Sherlock Holmes)의 창시자인 아서 코난 도일(Sir Arthur Conan Doyle) 경이었는데요.
영적 현상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진짜 디킨스가 쓴 것이 맞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디킨스의 고유한 문체가 그대로 살아있으며 비판가들의 말은 죽은 대문호에 대한 모욕이라고까지 말했거든요.
이후 제임스는 다른 책을 써달라는 수많은 제안을 거절한 채 조용히 잊혔지만 디킨스의 유산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습니다.

이제 무대를 옮겨 20세기 초 미국 켄터키(Kentucky)주의 한 가정집으로 가보려고 하는데요.
간호사였던 캐리 하우스(Carrie House)와 의사인 남편 토마스(Thomas)는 생후 3개월 된 미숙아 토미(Tommy) 때문에 깊은 시름에 빠져 있었습니다.
아기의 상태는 밤을 넘기기 힘들 정도로 위독했고 집안에는 동료 의사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 어떤 현대 의학으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해 부모의 마음은 타들어만 갔습니다.
이때 캐리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촌인 에드가 케이시(Edgar Cayce)를 불러오는데요.
그는 의학 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지만 잠든 상태에서 환자의 병명을 알아내는 신비한 능력을 갖춘 인물이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최면 상태에 빠진 케이시는 아기를 보지도 않고 정확한 혈압과 심박수를 읊기 시작했는데요.
마치 몸속 장기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심각한 구토를 유발하는 질환을 정확히 진단해 냈습니다.
그리고는 '벨라도나(Belladonna)'라는 독성 식물을 아주 소량 처방하고 뜨거운 찜질을 하라는 기괴한 처방을 내놓았거든요.
의사들은 이 독초를 사용하면 아기가 죽을 것이라며 펄쩍 뛰었지만 엄마인 캐리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어차피 모든 방법이 실패했다면 아들을 살리기 위해 독이라도 먹이겠다는 간절한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놀랍게도 독초를 복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기의 발작이 멈추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는데요.
땀에 흠뻑 젖은 채 깨어난 아기의 뺨에는 다시 생기가 돌기 시작했고 호흡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사건 이후 에드가 케이시는 '잠자는 예언자'로 불리며 미국 전역에서 유명 인사가 되었습니다.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과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 같은 천재들도 그를 찾아와 조언을 구할 정도였거든요.
그를 믿었던 캐리와 토마스 부부는 버지니아 비치(Virginia Beach)에 병원을 세워 그가 전달한 치료법들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케이시는 1944년 자기 자신을 위한 마지막 진단을 내린 뒤 4개월 후 뇌졸중으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때로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절망에 빠진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희망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참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