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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밝히는 LED 가로등 왜 하필 눈부신 백색일까

LED 가로등의 주요 문제점 및 해결책


밤길 밝히는 LED 가로등 왜 하필 눈부신 백색일까

혹시 밤에 운전하거나 거리를 걷다 보면 문득 가로등 불빛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 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익숙했던 주황색 불빛은 자취를 감추고, 온 세상을 대낮처럼 밝히는 눈부신 백색 LED 가로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데요.

분명 더 밝아져서 좋긴 한데, 가끔은 너무 눈이 부시거나 왠지 모르게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TV 뒤에 설치하는 무드 조명은 얼마든지 부드러운 주황색으로 바꿀 수 있는 시대인데, 왜 유독 가로등은 이렇게 차가운 백색광을 고집하는 걸까요?

여기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아주 현실적인 이유들이 숨어있거든요.

오늘은 그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한번 파헤쳐 보겠습니다.

가장 큰 이유 바로 '안전'입니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가시성'과 직결되는 안전 문제인데요.

백색광은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색상의 빛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사물의 본래 색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조명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밤에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사건 사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든요.

만약 주황색 가로등 아래에서는 파란색 자동차가 검은색처럼 보일 수 있지만, 백색광 아래에서는 명확하게 파란색으로 식별이 가능한 겁니다.

덕분에 CCTV 영상이나 목격자의 증언만으로도 용의자의 옷 색깔이나 차량의 색상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범죄를 예방하고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하는 데 이 '색상 표현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결국 우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과가 바로 지금의 백색 LED 가로등인 것이죠.

효율과 비용 무시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

물론 안전만큼이나 중요한 현실적인 문제도 있는데요.

바로 '비용'과 '에너지 효율'입니다.

수많은 가로등을 관리해야 하는 도시 입장에서는 당연히 적은 전기로 더 밝은 빛을 내는 효율적인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거든요.

기술적으로 차가운 느낌의 백색 빛을 내는 LED가 가장 에너지 효율이 높고, 생산 단가도 저렴한 편입니다.

반대로 따뜻한 주황색이나 노란색 빛을 내려면 LED 칩에 '형광체'라는 물질을 더 두껍게 입혀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빛의 효율도 조금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도시 전체에 설치될 수만 개의 가로등을 생각하면, 이런 작은 차이가 모여 어마어마한 예산 절감 효과로 이어진다고 하네요.

우리가 기억하는 주황색 불빛의 정체

그렇다면 우리가 기억하는 그 아늑한 주황색 가로등은 대체 뭐였을까요?

사실 그 불빛은 일부러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선택된 색이 아니었는데요.

과거에 주로 사용되던 '나트륨등(Sodium-vapor lamp)'이라는 조명 기술의 자연스러운 결과물이었습니다.

나트륨등은 적은 전력으로도 꽤 밝은 빛을 낼 수 있어 오랫동안 가로등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거든요.

하지만 기술의 특성상 주황색 계열의 매우 좁은 파장의 빛만 방출했기 때문에, 색을 구별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트륨등 아래에서는 루빅스 큐브를 맞추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던 겁니다.

백색광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물론 이 백색 LED 가로등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닌데요.

많은 운전자들이 너무 밝은 빛 때문에 순간적으로 눈이 멀거나, 짙은 그림자가 생겨 오히려 도로 위 장애물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밤늦게 창문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불빛이 우리의 생체 리듬, 즉 '일주기 리듬'을 교란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거든요.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눈의 피로가 덜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따뜻한 색온도의 LED로 교체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미국의 팔로마 천문대(Palomar Observatory)나 하와이의 켁 천문대(Keck Observatory) 주변 지역은 천체 관측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일부러 노란색 가로등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고요.

바다거북의 산란지 근처에는 부화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붉은색 LED 가로등을 설치하는 등, 이제는 상황과 환경에 맞는 다양한 색상의 가로등을 고민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백색 LED 가로등은 과거 나트륨등의 단점을 보완하고, 안전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는데요.

하지만 동시에 빛 공해나 건강 문제 같은 새로운 과제를 우리에게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는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서, 단순히 밝기만 한 조명이 아니라 우리의 눈과 마음, 그리고 자연까지 배려하는 똑똑한 가로등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밤, 창밖의 가로등을 보며 미래의 밤거리는 어떤 빛으로 채워질지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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