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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귓속 '삐-' 소리의 정체, 이명이란 도대체 뭘까요?


귀에서 '삐' 소리가 들려요”…이명의 다양한 원인과 증상은? [증상백과] < 질환·치료 < 기사본문 - 하이닥


내 귓속 '삐-' 소리의 정체, 이명이란 도대체 뭘까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공간, 특히 잠자리에 들기 위해 누운 밤에 갑자기 귓가에 '삐-' 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온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시죠?

혹은 매미 우는 소리, 바람 소리, 웅웅거리는 기계음 같은 소리가 나만 들리는 것 같아 불편했던 적도 있으실 겁니다.

이 정체불명의 소리를 바로 '이명(Tinnitus)'이라고 부르는데요.

도대체 이 소리는 어디서부터 오는 것이며, 우리 귀와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아주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눈에 잔상이 남듯, 귀에 남는 소리의 잔상

이명을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바로 '잔상'에 비유하는 것인데요.

마치 아주 밝은 빛을 한참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렸을 때 눈앞에 희미한 잔상이 남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우리 귀의 신경도 마찬가지거든요.

강한 소리에 오랫동안 노출되거나 어떤 이유로든 청각 신경이 손상되면, 그 자극이 사라진 후에도 신경이 계속해서 미세한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이 '가짜 신호'를 우리의 뇌가 실제 소리처럼 인식하는 것이 바로 이명인데요.

영화나 게임에서 섬광탄이 터졌을 때 시야가 하얗게 변하면서 '삐-' 하는 고주파음이 들리는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가 더 쉽습니다.

보통은 몇 분 안에 사라지지만, 이명이 있는 사람에게는 그 소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희미하게 계속 남는 것과 같은 상태인 것입니다.

이명은 모두 똑같은 소리일까?

많은 분들이 이명을 단순히 '삐-' 하는 고주파음으로만 생각하시는데요.

사실 이명이란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쏴-' 하는 정적 소리나 '쉭쉭' 하는 바람 소리를 듣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숲속의 매미 떼가 우는 소리나 멀리서 수도꼭지가 틀어져 있는 듯한 소리를 경험하기도 하거든요.

심지어는 낮은 '웅-' 하는 기계음이나 심장 박동에 맞춰 '쿵쿵'거리는 박동성 이명을 겪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소리의 종류와 크기는 사람마다, 그리고 그 원인에 따라 아주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명은 도대체 왜 생기는 걸까?

그렇다면 이명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요?

사실 이명의 원인은 한 가지로 단정하기 어려울 만큼 복합적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역시 '소음성 난청'으로 인한 청각 세포 손상인데요.

콘서트장, 클럽, 공사장처럼 시끄러운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되거나 이어폰을 너무 큰 소리로 듣는 습관이 귀속의 섬세한 청각 세포(섬모 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음 노출 외에도 스트레스나 과로, 수면 부족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턱관절 장애(TMJ)나 목 근육의 긴장이 청신경을 자극해 이명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드물게는 혈관 문제나 특정 질환,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이명을 구분하는데요.

환자 본인에게만 들리는 '주관적 이명'과, 드물지만 청진기 등을 통해 의사도 들을 수 있는 '객관적 이명'이 있습니다.

진짜 범인은 귀가 아닌 '뇌'일 수도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명의 원인을 귀 자체의 문제보다 '뇌의 작용'으로 설명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를 '팬텀 림(phantom limb)' 현상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사고로 팔이나 다리를 잃은 사람이 여전히 그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것처럼, 특정 주파수의 소리를 듣는 청각 세포가 손상되어 뇌로 신호를 보내지 못하게 되면, 뇌가 그 '침묵'을 비정상적인 상태로 인식하고 스스로 소리를 만들어낸다는 이론이거든요.

즉, 비어있는 소리 정보를 채우기 위한 뇌의 과잉 반응이 바로 이명이라는 설명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청각 세포가 아닌 귀와 뇌를 연결하는 '청신경' 자체의 손상이 이명의 핵심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오면서, 여전히 이 현상에 대한 탐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명은 단순히 불편한 소리를 넘어 수면 장애나 불안감, 우울증까지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인데요.

만약 귓속의 소음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계속된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진단받고 상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행인 점은, 우리 뇌는 놀라운 적응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꾸준한 관리와 훈련을 통해 뇌가 이명 소리를 중요하지 않은 자극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소리가 들리더라도 더 이상 신경 쓰이지 않는 '습관화' 단계에 이를 수 있거든요.

이명의 정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불필요한 공포를 이겨내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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