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솟구치는 로켓을 볼 때마다 많은 사람이 이런 의문을 갖습니다.
'지상에서는 땅을 박차고, 대기 중에서는 공기를 밀어낼 수 있다 쳐도, 공기도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대체 무엇을 밀어내며 나아가는 걸까?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로켓 추진의 핵심 원리에 대한 가장 큰 오해가 시작되곤 하죠.
로켓은 실제로 무엇인가를 '밀어내며' 나아가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공기나 땅은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직관과는 전혀 다른, 훨씬 더 근본적인 과학 원리가 숨어 있거든요.
'밟고 일어설 공기가 없다'는 오해와 '자신을 밀어내는 과학'이라는 진실 사이의 간극을 지금부터 파헤쳐 보겠습니다.
로켓 추진의 비밀은 아이작 뉴턴이 발견한 세 가지 운동 법칙 중 세 번째, 바로 '작용-반작용의 법칙'에 있습니다.
이 법칙은 모든 작용에는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반작용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는데요.
복잡한 설명 대신 간단한 비유로 이해해볼까요?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 발을 땅에서 떼고, 무거운 농구공을 힘껏 앞으로 던져보세요.
공이 앞으로 날아가는 '작용'에 대한 반작용으로, 당신과 의자는 뒤로 밀려날 겁니다.
이때 당신은 공기를 밀어낸 것이 아니라, 순전히 '공의 질량과 속도' 때문에 뒤로 움직인 거죠.
총을 쏠 때 총알이 앞으로 나가는 힘(작용) 때문에 어깨가 뒤로 밀리는(반작용) 현상이나, 바람을 넣은 풍선을 놓았을 때 바람이 빠져나가는 반대 방향으로 풍선이 날아가는 것도 모두 같은 원리입니다.
로켓도 정확히 이와 같습니다.
로켓은 엄청난 양의 연소 가스, 즉 '배기가스'를 '뒤쪽'으로 '엄청난 속도'로 뿜어내는 '작용'을 합니다.
그리고 그 반작용으로 로켓 자체는 '앞쪽'으로 밀려나며 나아가는 거죠.
공기나 땅처럼 고정된 무엇인가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 내뿜는 물질의 관성'을 밀어내는 겁니다.
따라서 우주 공간처럼 공기가 없는 진공 상태에서도 로켓은 이 원리 덕분에 얼마든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백 톤에 달하는 거대한 로켓을 이 작은 힘으로 어떻게 우주까지 보낼 수 있는지 여전히 의문이 남을 겁니다.
핵심은 '배출되는 물질의 양(질량)'과 '배출 속도'에 있습니다.
첫째, 로켓은 출발 시 전체 무게의 85~90%가 '연료'입니다.
발사 순간부터 엄청난 양의 연료를 연소시켜 배기가스로 만들고, 이를 초당 수 톤에 달하는 엄청난 질량으로 뿜어냅니다.
둘째, 이 배기가스가 배출되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마하 7에서 마하 14에 달하는 속도로 로켓의 꼬리에서 뿜어져 나옵니다.
이렇게 '막대한 질량'을 '초고속'으로 밀어내는 작용은, 로켓을 앞으로 밀어내는 엄청난 반작용 힘, 즉 '추력'을 만들어냅니다.
마치 수백만 개의 총알을 동시에 발사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할 수 있죠.
로켓이 상승하면서 연료를 계속 소모하면, 그만큼 로켓의 무게는 가벼워집니다.
이는 로켓이 같은 추력으로도 더 빠르게 가속할 수 있게 되는 요인이 됩니다.
게다가 대기권을 벗어나 진공에 가까워질수록 공기 저항이 사라져 로켓의 효율은 더욱 극대화되거든요.
로켓이 우주로 나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하늘 높이 올라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로켓은 지상에서 100마일(약 160km) 정도만 올라가도 '우주'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어려운 부분은 그 '높이'에서 '초속 7.9km'에 달하는 엄청난 '수평 속도'를 얻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궤도'라는 것은 '계속 지구로 떨어지고 있지만, 지구의 곡면이 너무 급해서 영원히 땅에 닿지 않는 자유 낙하 상태'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던져진 공이 중력 때문에 땅으로 떨어지지만, 너무 빠르게 옆으로 날아가서 계속 땅을 비껴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로켓은 발사 후 수직 상승하다가 점차 수평으로 기울어져 지구를 따라 빠르게 돌기 시작합니다.
'높이'보다 '속도', 특히 '수평 속도'를 얻는 것이 우주 궤도 진입의 핵심인 거죠.
결론적으로 로켓은 '밟고 일어설 공기가 없다'는 오해를 비웃듯, 스스로 내뿜는 엄청난 양의 연료 가스를 '발판 삼아' 우주로 나아갑니다.
이는 우리의 일상적인 직관을 초월하는 경이로운 과학의 승리이자, 뉴턴이 남긴 오래된 물리 법칙이 최첨단 우주 기술을 이끌어가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기도 합니다.